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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은은하고 몽환적인 느림의 미학, 억제된 사랑

목차

    영화 '화양연화'는 중년의 두 남녀의 고혹적이며 완숙한 사랑을 담아낸 영화다. 왕가위 감독 특유의 미장센이 독보적이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양조위'와 '장만옥'이 주연을 맡았다. 어쩌면 이 영화는 왕가위 감독 영화 인생에 있어서 '삶의 정수'인지도 모른다. 

     

    영화 화양연화 포스터 이미지
    영화 화양연화 양조위 장만옥

     

     

    2000년 홍콩과 프랑스의 합작으로 제작된 '왕가위'감독의 작품이다. 느린 템포와 정적인 화면구성, 절제된 감정 연기,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 몽환적인 영상미, 파파라치처럼 훔쳐보는 듯한 카메라의 앵글, 60년대의 홍콩을 배경으로 하는 이미지 연출까지... 90년대 문화의 아이콘, 한 시대를 풍미한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등의 작품에서 사용했던 고속 촬영 방식이 아닌 슬로 모션과 스톱 모션의 반복적인 사용으로 느림의 미학을 보여준다. 감미로운 선율, 슬로 모션의 향연을 뒷받침하는 음악은 Nat King Cole(냇킹콜)의 재즈곡 Quizas Quizas Quizas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다. 냇킹콜의 음악 또한 '중경삼림'의 'California Dreamin'처럼 작품을 빛낸 음악으로 각인된다.

     

    냇킹콜은 60년대 홍콩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이자 그때 그 시절 자신(왕가위 감독)이 가장 좋아했던 가수였다고 하며 이 곡을 주제곡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고혹적인 매력의 장만옥과 고상하고 품위 있는 양조위의 케미는 '화양연화'라는 의미의 해석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완벽한 파트너를 증명해 냈다.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한 차우(양조위)와 수리첸(장만옥)은 훗날 자신들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을 돌아보며 상대방에 대한 연민 어린 사랑으로 승화시킨다. 어쩌면 진부 할 수도 있는 스토리에도 두 배우의 디테일한 눈빛 연기는 불륜이라는 심리적인 고통을 내면화하고 아련하고 절제된 감정선을 눈빛 하나로 표현해 낸다.

     

     

    '화양연화' 뜻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다운 행복한 시절을 은유하는 말 

     

    영화 정보

    제목: 화양연화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장르: 멜로, 로맨스,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국가: 홍콩, 프랑스

    개봉: 2000.10.21 재개봉: 2020.12.24

    러닝타임: 개봉 97분, 재개봉 99분

    주연: 장만옥(수리첸 역), 양조위(차우 역)

    수상: 2000년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기술대상

    2000년 대만 금마장영화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의상 및 분장상

    2001년 홍콩 금상장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편집상, 미술상, 의상 및 분장상

    2001년 홍콩 금자형장상 촬영상

    2001년 뉴욕비평가협회상 촬영상, 외국어 영화상

     

     

    우린 그들처럼 되지 않아요, 우린 그들과 달라요.

    줄거리: 1962년 어느 날 홍콩, 상하이에서 온 사람들이 거주하는 작고 복잡한 아파트에 두 가구가 새로 이사 온다. 신문사 편집기자인 차우(양조위) 부부와 무역회사 비서로 일하는 수리첸(장만옥) 부부. 좁은 아파트의 특성상 자주 마주치는 일이 많았고 두 부부는 자연스레 알게 된다. 수리첸(장만옥)의 남편은 일본인 무역회사에 근무하며 해외출장이 잦아지고 차우(양조위)의 아내도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진다.

     

    어느 날 차우(양조위)는 수리첸(장만옥)의 핸드백이 자신의 아내의 핸드백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수리첸(장만옥)은 남편의 넥타이가 차우(양조위)의 넥타이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불길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알게 된다. 자신들의 남편과 아내가 서로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공감인지 외로웠던 것인지 차우와 수리첸은 점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들은 서서히 끌리는 것을 느끼며 각자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면서도 자신들도 그들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이 옳은 일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수줍은 대화와 조용한 식사를 함께하며 차우와 수리첸은 절제된 관계를 유지하려 하지만... 어쩌면 그들은 서로에게 운명적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서로에 대한 마음은 커져만 간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며 그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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